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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슬프다

2014.03.01 12:30

남송 조회 수:1460


가수. 우체통. 지구는 변함없이 도는데 나만 슬프다.                             


미국에도 한국에서처럼 우체통이 있다. 

우체통 안에는 주인을 찾아가는 편지가 있다. 

어떤 사연의 편지일까! 슬픈 사연의 편지도 애절한 사랑의 편지 등이 있을 것이다. 


애인에게 보내는 선물, 아들딸에게 보내는 선물, 부모님께 드리는 선물도 있을 것이다. 

우체국 직원은 우체통에서 우편물을 수집해 주인에게 전달 해 준다. 

하루에도 수수 많은 편지가 오고 가곤 하지만 편지의 내용은 누구도 알 수 없다. 

보낸 사람과 받는 사람만이 안다.


배달부는 비가 오나 눈이오나 주인에게 편지를 배달해 주는 것이 그의 의무이고 직업이다.

이 집 저 집 편지를 온 종일 돌리다 보면 지칠 대로 지칠 것이다. 

석양이 질 무렵이 되면 가방에 가득 찼던 편지는 주인을 찾아가고 

주인 없는 편지만 몇 개 남아 있다. 

주인 없는 편지의 사연은 무엇일까! 


우리 한국 사람들은 흥도 많고 끼도 많아 사연도 그 만큼 많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들은 큰일을 치르고 나면 으레 뒤풀이 판이 벌어진다. 

본판보다 뒤판이 더 신난다. 

본판은 대사(大事)를 치르는 긴장의 판이지만 뒤풀이 판은 긴장을 푸는 자유의 향연이다. 

뒤풀이 판에는 노래가 있고 춤도 있고 젓가락 장단이 있다.


한국방송을 보면 노래하고 춤추는 프로그램이 유난히 많고 

출연자들의 의상도 화려하고 악사들도 수 십 명씩이나 된다. 

트럼펫 바이올인 키 타 북 첼로 등 여러 악기를 든

악사들은 제각기 악보를 보면서 연주에 열중한다. 

가수가 특별공연을 할 때는 주인공 가수를 돕기 위해 

찬조 출연하는 가수가 노래를 몇 곡 불러 분위기를 띠운다. 

그리고  주인공 가수가 나온다. 


가정형편 때문에 일찍 가출해 불후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가수가 나왔다. 

연예인 들 중에는 무명 시절을 보내며 고생한 사람들이 많다. 

지금은 이름이 있는 가수지만 옛날에는 일자리 무대가  없어 고생을 했다. 


이 가수도 어려웠던 그 시절을 보냈다면서 가난했던 그 시절을 연상하며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면서 감정이 복 바쳐 흐느끼며 부르는 노래에 장내는 침묵이 흘렀다. 

하도 슬프게 울면서 노래를 하니 듣는 이들 마음도 애처로웠다. 

그렇게 슬피 목이 메어 흐느끼면서도 노래만은 반주에 맞추어 끝을 내곤 했다. 

얼마나 슬프게 노래를 하는지 장내는 찬물을 끼 언 진 듯 숙연했다. 

노래하는 주인공의 목소리가 저음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가라 안게 했고 흐르는 음악도 

애수에 젖어 어느새 청중과 음악과 가수가 일체가 되었다. 


그래서 노래가 끝나면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지곤 했다. 

부른 곡 중에는 목이 약간 쉰 듯도 한 목소리로 부르는 ‘공항의 이별’이었다. 

이 노래도 울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목이 메어 불렀다. 


가수 자신이 노래에 흠뻑 빠져 과거 자신의 불후했던 시절을 연상하며 눈물을 흘리며 불렀다. 

청중이 감동 해 장내가 비어 있는 듯 했다. 

찬조 출연했던 사람이 손수건을 들고 나왔다. 

가수는 그 수건으로 한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흠 치면서 노래를 계속했다. 

청중들도 울고 가수도 울었다. 온 극장이 다 울었다. 

그렇게 슬퍼하면서도 노래를 곡에 맞추어 해야 하는 것이 가수의 운명인가 하는 생각도 들게 했다.


청중 앞이 아니었다면 이 가수는 엉엉 울었을 것이다. 


악사들은 정해진 악보대로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가수가 어떠하던 악사는 연주하는 것이 그들의 의무이고 직업이다. 

가수가 운다고 악사들이야 무슨 상관이 있으랴! 


우리 인간들이 지독한 슬픔이나 괴로움이나 어려움에 지쳐 있어도 

지구는 정해진 궤도를 쉬지 않고 돈다. 

흉년이 들어 굶는 사람이 있던 상관  없다. 

야속하게 지구는 돌기만 한다. 


화단에 꽃씨를 뿌렸다. 

뿌려진 씨는 시절 따라 싹을 튀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씨를 떨어트린다. 

그리고 겨울을 보낸다. 


꽃을 심은 주인은 슬프고 외로워도 꽃은 말이 없다.


왼 종일 편지를 돌리고 날이 저무는 석양에 흑인 우체부 여자는 우체통을 사이에 두고  

왼쪽에 기대고, 남자 우체부는 바른쪽에 서서 마주 보며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편지는 주인을 찾아가고 쭈그러진 멜빵 달린 가방을 놓고 서 있는 그 들의 모습은 

서양화에 나오는 농촌부부가 밭에서 일을 하다 멀리서 들려오는 교회 종소리를 듣고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과 같았고 많은 것을 생각게 하는 그림과도 같았다. 


그 수많은 사연들의 편지를 돌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체통 옆에서

동료와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이 

정다워 보이기도 하고 지친 몸을 쉬는 것 같기도 하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들만의 삶의 심각한 일을 상의하는 것 같기도 하다. 


무대 위에서 힘들게 걸어온 과거를 한 가닥 음악에 싫어 

노래를 하며 흘리는 눈물은 

우리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을 되돌아보게 하는 한 인간의 장면이다. 


뿌려진 꽃씨는 변화 없이 돌기만 하는 지구의 움직임을 따라

꽃을 피우고 씨를 떨어트리며 

우주의 원리에 순응하고 있지만 씨 뿌린 사람은 많은 변화 속에서 

고달프게 살고 있을 것이다. 


세상은 변함없는데 나만 왜 변해 있고, 

나만 이렇게 어려움에 지쳐 있는 것일까! 

억울하고 슬프기만 하다.


정말 나만 이렇게 변해 있는 것인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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