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3 15:51
씨앗은 봄을 기다리며 잠에 든다 늦은 가을, 씨앗은 가을부터 봄을 기다리며 잠에 든다. 한 아름 가을이 안 마당에 왔나 했더니 / 어느새 가을은 하늘에도 가득 했다 기러기 날아가는 하늘은 높고 푸르고 창창한 데 산골짜기 개천 물에엔 / 무심히 떨어진 낙엽이 /어느 새 한 개 두 개 늘어간다 저 윗산 골짜기 개천 어디에 떨어져/ 여기까지 흘러서 왔겠지 얼마나 멀리 또 아래로 가는 것일까 여름 내내 그렇게 푸르던 잎 / 가을에 낙엽 되어 / 산 골 짝 물 따라 아래로 간다 높은 하늘 기러기는 / 하늘 끝까지 가는 가보다 넓고 높은 하늘 끝으로 간다. 기러기 하늘 끝에 날고 / 낙엽은 물 따라 아래로 또 아래로 간다. 가을 개천물은 유난히도 맑은데 / 여름내 송사리 떼 / 그렇게도 쏜 살 같더니 이 제는 여름 같지가 않은 가보다 늦가을은 쓸쓸한데 / 아직도 할 일이 남았나 / 흐르는 물 아래서 종요히 위로 오르내린다. 안 마당에 흙 내 나던 봄 그리고 무덥던 여름은 가고 한 아름 가을이 왔나 했더니 / 가을은 어느새 산에도 가득 했다 녹음이 우거진 숲 / 새가 둥지 틀고 새끼치고 뻑국이 울던 숲 거기가 이제는 빨갛게 노랗게 /산에도 들에도 가을이 가득한데 / 단풍 잎 바람에 흔들리는데 낙엽은 더 짙게 물든다 텃밭에 흙 내 나 / 한 아름 여름인가 했더니 / 어느새 들에도 가을이 가득 했다 밭고랑 빛바랜 옥수수 대 듬성 서 있는데 / 가을걷이 콩 밭엔 서리 내리고 참새 쫓던 정애비는 쓸쓸한데 / 무 배추 걷어 간 밭고랑엔 / 우거지 무청만 있다. 가을은 모든 생명이 겨울 준비를 하고 봄을 기다리게 한다. 너는 씨 하나 떨어트리기 위해 여름 내내 산에 들에 / 그렇게 뙤약볕에 서 있었나 보다 씨 영글자 단풍이 든다 이는 가을에만 있는 일이다
떨어진 씨앗은 봄을 기다리며 가을부터 잠에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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