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8 14:02
이란핵과 북한 핵. 한국에는 남북을 아우르는 역량을 구비한 인재가 없다?
이란핵과 북한핵의 차이점
이란과 주요 7개국 사이에 핵협상이 타결됐다고 북한의 비핵 협상도 해결 될까?
이란과 북한은 비핵하려는 목적에 큰 차이가 있다.
북한은 협상하기가 어려운 나라로 정평이 나 있다.
미국과는 1994년 크린턴 전 대통령 시절에
북 핵개발 포기와 북미수교, 대북 에너지공급(KEDO경수로 건설)협정으로
중유 대북공급을 하면서 경수로를 건설하던 제네바 합의가
미국에서 공화당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중도 파기 됐고,
2012년 뉴욕 2.29 북미합의도 북의 장거리 위성 발사로 파기 되는등
북미간에는 불신이 뿌리깊이 깔려 있어 이란과 북한은 많은 차이가 있다.
1) 이란은 유엔 경제제재를 푸는데 목적이 있었지만
김정은의 핵 포기는 “체제 안정”을 보장받아야하기 때문에
이란 핵협상과 북한 핵협상은 협상 목적에서 비교할 수가 없다.
2) 이란은 대권자가 4년 중임제이기 때문에
대권 자가 국민에 의해 바뀌고 정책도 바꿀 수가 있다.
하지만 북한은 3대 세습이고 독재체제다. 북한은 핵협상을 잘못하면
리비아으이 카다피 처럼 나라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공포를 갖고 있다.
3) 이란은 핵을 개발 중에 있지만 북한은 이미 세계 9번 째로 핵실험을 마쳤고
헌법에도 핵보유국임을 명시 했다.
북은 핵 포기를 조건으로 한반도 평화협정, 주한 미군 철수, 수백억불+알파를 요구하고 있다.
4) 대 이란 경제제재는 주변주요 6개국의 공조가 일사불난하게 잘 지켜져서 실효가 있었지만
대북한 경제제재는 중국 때문에 50%도 실효를 내지 못했다.
5) 인권 문제가 새롭게 등장했다.
이란과는 달리 김정은이 핵을 포기한다고 해도
인권문제는 핵과는 따로 유엔이 처리해야하는 별개의 문제로
존엄과 관계 된 문제로 북한으로서는 풀기 어려운 난제(難題)가 됐다.
6) 북한은 미국을, 미국은 북한을 서로 믿지 않고 의심하고 있다.
북한은 핵 포기 순간에 미국이 북한을 침범할 것이며 북한 핵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도구라고 믿고 있다.
7) 미국은 북이 붕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란을 대표해 핵 협상을 주도한 주역은 하산 로하니 대통령(67)이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당선되기 전에 이미 민생우선 개혁개방을 내걸었고
그가 당선되면서 이란은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취임하자 그해에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에 왔을 때 핵을 포기하겠다며
오바마 대통령과 통화도 하고 싶다고 자청했다.
이는 34년 만에 이루어진 미국과 이란 정상 간의 처음 통화다.
이로 인해 핵회담을 위한 7자 회담이 바로 다음 달 10월에 시작 됐고
1년 5개월 만에 비핵 협상은 잠정 타결 됐고 오는 6월에 최종 마무리를 짓기로 합의했다.
대항도 굴복도 아닌 제3의길을 택했다
협상 타결 직후 4월 3일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했다.
“오늘은 이란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날”이라며 어떤 사람들은
이란이 세계와 맞서 싸우거나 열강에 굴복하가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이런 길들과는 다른 제3의 길(협상?)이 있다고 생각 했다”고 말했다.
협상 타결 소식을 듣고 수많은 시민들은 소셜네트워크(SNS)에
“또 한 번 고다워요 로하니”라고 고마움을 표했다고 한다.
지난 10년 동안 이란은 경제제재를 받으면서 가장 피해를 본 것은 바로 국민들이며
석유 보유량이 세계 4번 째인 석유 왕국에 넘쳐나던 외환 보유액이
2012년 말 900억 달러(한국 돈 98조원)로 내려가고 원유수출이
거의 막혀서 지금은 700억 달러로 떨어졌다.
그나마도 달러가 동결돼 가용한도 액수는 150억 달러 이하로
이 돈은 이란이 불과 3달 동안 버틸 수 있는 수입물량에 불과한 것이라고 한다.
기업들의 자산이 동결되면서 이란 화폐가치가 하루에 18%가 떨어진 날도 있었고
실업률은 16%, 물가는 42.3%까지 상승했다고 한다.
이란이 핵개발을 계속한다면 이란의 경제파탄은 더 심화 될 것이고
결국은 북한 꼴이 될거라는 것을 하산 로하니는 미리 예상하고
북한과의 핵공조를 끊고 비핵화 협상에 나선 것이다.
북한은 세계에서 하나 밖에 없는 유일한 불량국가
이제 이란은 전 부시 대통령이 지목한 악의축이란 불량국가에서 벗어났지만
북한은 아직도 불량국가로 외로운 길을 가게 됐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공기업 민영화, 외국인 투자유치, 개혁 개방정책을 단행하면서 고립 돼 있으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없다며
“경제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개방을 해야 하며 지금까지는 정치를 위해 경제가 희생 돼 왔지만
이제부터는 정치가 경제를 위해 희생할 때가 왔다”고 경제에 대한 그의 철학을 간파했다.
이 주장은 박근혜대통령이 북한 김정일에게 권고 하는 말과 똑같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취임한 해에 -5.6%의 적자를 불과
2년 만인 2014년에 +1.5%로 흑자 성장으로 돌려 놨다.
그는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성직자이기도 하며 외교 협상의 달인으로 알려져 있다.
수니파 이라크와 시아파 이란이 전쟁 할 때에는 이란군의 지휘관으로 참전했다.
한국에 통일인재가 없어 아쉽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취임하자 경제파탄 문턱에 있는 이란을 구해낸 사람이다.
하지만 바로 얼마전에 주한 미대사 마크 리퍼트(한국산 세준이 아버지)가
김기종이한테 칼침을 맞고 입원 치료중 병상에서 읽었다는
“두개의 한국 The Two Koreas”란 책의 공저자(共著者)의 한사람인 로버트 칼린(68)이
“한국에는 남북을 아우르는 인재가 없는 것 같다”며
(통일인재를)아쉬워하는 인터뷰 기사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 이 책은 어떤 책이며 왜 주한 미 대사가 이 책을 읽었을까?
이 책의 다른 한 공저자는 돈 오버도퍼(84)인데 그는 존스합킨스대 교수로
해방 후부터 2013년 5월까지 남북 갈등에 대해 미국이 어떻게 관여 했는지
숱한 비화를 예를 들며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분석했기 때문에
용공(容共)이란 오해도 받았지만 정치외교사의 필독서로 꼽힌다고 한다.
초판은 돈 오버도퍼가 집필했고
두 번째 개정판부터는 로버트 칼린 스탠포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객원연구원이
공동으로 집필을 해서 이 두사람은 공저자가 됐다.
칼린은 미중정보국CIA에서 18년, 미국무부정보조사국INR에서 14년 등
30년이 넘게 한반도정세와 남북관계와 박근혜 대통령 대북정책까지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다.
칼린은 2013년 이후 남북관계가 진전을 보지 못한 것은
(북한이 아니라)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했다고 한다
(한국일 보사 워싱턴 특파원 고경석 지난 3일 인터뷰).
대북 핵 협상에 대해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가까워짐에
금년 말이 되면 미국정치는 대선 정국이 되기 때문에 대북 핵 협상에 힘을 잃게 된다고 내다 봤다.
하기야 이란과의 협상도 시작한지 1년 5개월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지금 대북 협상을 시작 한다고 해도 오바마대통령이 끝을 맺지는 못할 것이고
새 대통령이 이어받게 될 것이다.
미국 공화당은 대북 강경 책
그런데 만일 다음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에서 나온다면
핵을 포함한 대북정책이 강경책으로 일변할 것은 분명하다.
지금 이란과의 핵협상타결도 미 공화당에서는 탐탁치 않게 여기는 정도가 아니라
이란은 앞으로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비핵화가 진전 되는 것에 비해
대이란 경제제재는 원자력 기구 IAEA가 이란이 비핵화를 시작했다는 보고와 동시에
해제해야 한다는 협정은
이란에 핵을 허용하는 것과 같다는 강경발언이 공화당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매우 부정적일 뿐 아니라
북한이 곧 붕괴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칼린은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40년 이상갈수도 있고 40년이면
한국에서는 대통령이 네다섯 번도 더 바뀌는 것을 볼 것이라고 했다.
북한 지도자들은 김일성과 김정일처럼 과거에 잘못 된 결정을 내렸을 때도 있었지만
북한은 이를 극복하는 통치술(집단 지도체제?)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 한 예로 2009년 화폐개혁 실패로 큰 혼란과 저항이 발생했는데
그때 계속 김정일이 그대로 밀어 붙였다면 심각한 사태가 났을 것이지만
북한은 그렇게 하지 않고 바로 잘못 됐음을 인정하고 수습에 들어갔다고 했다.
김정은은 아직 젊으며 실수를 통해 통치술을 닦아 나갈 수 있고
또 몇 번 실수도 하겠지만 북한 체제로 보아 강하게 극복(독재?)할 것이라고 했다.
이것은 마치 박근혜대통령이 실수를 해도 한국이 망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김정은의 확실한 경제효과
칼린은 2013년 개정판을 낸 이후
지난 2년간의 한반도의 변화에 대해서 3가지로 대별해 얘기 했다.
첫째는 김정은 체제가 생존해 있다는 것과
경제부문에서 미약하지만 확실하게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
(과거 매년 1% 전 후의 연속성장 한국은행도 발표)과 중국과의 관계가 좋아지지도 않았지만
더 이상 악화되지도 않고 안정상태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꼽았다
두 번째는 남북관계에 진전이 없다는 것이 눈에 띈다며
이는 북한 쪽에 문제가 아니고 박근혜정부에
“남북관계를 효과적으로 다룰 역량을 구비한 사람이 없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이런 추세로 간다면 박대통령의 남은 임기 중 남북관계 개선을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음 달에 있을 광주 유니버사이드게임에 북한이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는 계기를
잘 이용하면 진전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예를 든건 아마 작년에 있었던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선수단 격려를 빙자해
북한 권력 서열 3인방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등이
김정은이 내준 전용특별기를 타고 내려와 12시간 30분 간 남한에 머물면서
정부국회 실세들과 인천 영빈관 한식집에서 오찬을 하면서
의제도 없이 격식도 차리지 않고 잘 해보자는 난상 담화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던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 같다.
그래서 잘 되는 줄 아았지만 아깝게도 삐라살포로 남북관계는 당장 싸늘해지고 말았다.
세 번째로 지적한 것은 한국의 인구문제다. 인구감소에 대한 대책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인구는 경제(노동)와 군사부문에서 나라의 먼 장래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다.
머지않아 한국기업들은 노동력 해결을 위해
남북관계개선을 들고 정부에 압력을 가할 수도 있다고 했다.
북한은 미약하나마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데
남한이 저 출산 문제로 경제성장이 장기간 주춤하게 된다면
남한의 입지가 약화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한국도 중국의존도 커졌다
한중관계에서도 한국은 5년 전보다도 중국의존도 많이 (북한만큼은 아니지만)커지고 있다며
사드문제에 대해서 한국은 한국을 위한 안보이지만
중국은 자기들의 안보라고 할 수도 있으며 만일 한국이 중국을 설득하지 않은 채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은 앞으로 사드를 빙자해 한국에
“우리의 압력을 느껴보라”고 거칠게 행동할 수도도 있다고 했다.
위에서 이란의 하산 로사니 대통령이 말한바대로 자기는
대항도 굴복도 아닌 제3의 길(협상)을 찾았다고 한 것처럼
우리에게도 제3의 길이 아쉽고
칼린이 말한 것처럼 남북을 효과적으로 다를 역량을 구비한 사람이 아쉽다.
(이 칼럼은 www.cafe.daum.net/mkchicago 문경 난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한국 민속 연구원 제425호 charakwoo@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