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8 13:27
사랑의 불 씨 10/11/07 우리한국에는 화로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 질그릇 화로도 있고 놋쇠 화로도 있고 무쇠 화로도 있다. 아궁이에 지피는 땔감에 따라 화롯불도 달라진다. 참나무 불도 되고 소나무 불도 되고 볏집 불도 된다. 아궁이에 불을 때고 그 불을 화로에 담기 때문이다. 화로에 고구마도 굽고 밤도 구어 먹기도 한다. 뚝배기 된장국 이야기가 나오는 “노변 잡기‘란 수필을 쓴 사람도 있다(양주동). 동네 친구들이 화롯가에 둘러앉아 고담을 나누기도 한다. 아침밥을 짓고 난 후 아궁이에서 불을 화로에 담는다. 아침에 담아 논 불은 저녁밥을 짛고 새 불을 담을 때까지 꺼지지 말아야 된다. 성냥이 없는 시절이 있었다. 이 때는 화로가 불씨를 담아 두는 불씨 저장고 역할을 했다. 어떤 집에서는 할아버지 때부터 화로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았다고도 하고 증조 때의 불씨가 지금도 있다는 소문이 나기도 했다. 겨울에 아궁이에 불을 때면 아랫목이 먼저 따듯해진다. 구들짱 이 잘못 놓이면 불을 때도 윗목은 냉방과 같다. 이런 방에는 화롯불이 유일한 난방원이다. 성냥이 없던 시절에는 집안에 불씨가 없으면 불을 아궁이에 당기지를 못해 밥을 지을 수가 없었으니 이웃집에 가서 얻어 와야 했다. 불씨가 이렇게 소중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불씨라는 말을 좀 다른 뜻으로 이해를 하고 있다. 어떤 일에 불씨가 됐다. 무슨 일에 불을 당겼다. 불장난하다 들통났다 등 위험한 일의 비유나 남녀간의 위험한 교제 등의 비유로 쓰여 질 때가 많다. 불씨를 솔솔 지피더니 결혼에 성공했다. 누구는 누구와 지금 불이 붙었다. 그 연놈들은 불이야 살야 하더니 벌서 식었다. 그렇게 불똥을 튀기더니 그럴 줄 알았다는 등 불씨란 말은 아궁이 불씨보다 쓰임새가 더 많아졌다. 인간의 끼(氣,에너지)는 무한한 것이 아니다. 서로 좋아하는 불똥만 항상 튀길 수가 없다. 인간의 감정은 굴곡이 있어서 올라 갈 때도 있고 내려 갈 때도 있다. 끼가 아무리 강세라 해도 올라가기만 할 수가 없다. 올라가다 정지하는 정점이 있을 것이다. 이 정점을 계속 같은 강도로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올라가기 시작한 출발점에서 정점에 도달하는 기간이 불티나는 사랑의 기간이고 정점에서 내려오기 시작하는 싯점이 권태의 시작이다. 사람은 누구나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보면 호기심이 생기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얼마동안은 새로운 것이 생기면 성취감도 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새로웠던 것에 대해서도 권태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또 찾게 된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은 반복의 원리에 의해 반복한다. 이와 같이 새롭고 시들해지는 것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 가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이것이 인류가 발전 해 가는 원동력이 될때도 있다. 새것에 둔한 사람은 그 만큼 발전도 둔하다. 새로운 일이 생기고 시들해지고 새로운 것이 생기고 시들해지는 이 주기가 3 년이라는 것이 심리학자들이 연구한 통계다. 사랑이 식었다가 좋아지고 하는 주기도 3 년이라는 것이다. 권태기가 몇 년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갈아드는 것은 자연이며 이것은 부부간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친구, 이웃, 동료 등 사람과 사람사이에서는 누구와도 있을 수 있는 현상이다. 친구가 바뀌는 것도 친구와 사귄지 3 년이 지나면 그 친구에 대한 호기심이 사그러 들고 권태를 느끼기 시작한다. 사람이 특정의 어떤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사랑의 강도(强度)를 자로 재서 수치로 나타내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권태주기가 3 년이라는데 사랑이 제일 극진할 때의 사랑의 수치와 제일 낸 냉 해 졌을 때의 숫치는 얼마인지 아는 방법이 있으면 나에 대한 상대방의 권태가 얼마인지도 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연애하면서도, 부부가 살아가면서도 사랑의 강약을 재 볼 수 있음으로 실연해서 고민하는 일도 없어 질 것이다. 이 사람은 지금 나를 이 만큼 밖에 사랑하지 않는다. 저 사람은 나를 또 얼마만큼 좋아한다고 알 수 있어 연애에 실패율이 적어 질 것이다. 신이 인간을 사랑하는 것만은 확실한데 그 사랑이 뜨겁다 차다 싸늘하다는 말은 듣지 못했지만 영원하다는 말은 많이 들었다. 옛날 러시아제국에 음악을 좋아하는 돈 많은 귀족의 한 과부가 음악 공부하는 가난한 한 남자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에게 음악공부를 하도록 숨어서 몰래 돈을 보내주었는데 이 남자는 누가 돈을 보내주는지도 모르고 그 돈으로 공부를 해서 러시아의 음악원 교수가 되었고 작곡도 했는데 서정적인 교향곡, 비창을 작곡 했다고 하며, 발레 음악까지도 작곡하는 등 세계적인 작곡고가가 되었고 말년에는 지휘자가 되어 세계를 다니면서 지휘를 했는데 이때 과부는 지휘자가 지휘하는 음악회 맨 뒷자리에 앉아 먼발치로 그를 바라보곤 했다고 한다. 어떤 설에 의하면 추운 겨울에 시카고(?)에 와서 공연을 지휘하고 감기에 걸려 죽었다고도 하고 콜레라에 걸려 죽었다고도 한다. 이는 누가 자기에게 돈을 주었는지 죽을 때까지 몰랐다고 한다. 한 설에 의하면 과부는 그가 죽기 전 마지막 연주에서 만났다고도 한다. 과부가 가슴속에 담아둔 사랑의 심지에 불씨는 영 꺼지지않고 그렇게 오랜 동안 소중히 타고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갸륵한 일이다. 번뇌도 있었을 것이다. 왜 없었겠나. 그가 지휘 때문에 멀리 떠나 갈 때는 더 멀어 지는 것이 안타까워마음을 가다듬었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사랑의 불씨가 꺼지면 영영 그와 마지막 끈이 끊어지지나 않을까 마음 조이는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 <이글은 www.seoulvoice.com 에서도 볼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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