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나의 첫 사랑

2014.02.27 12:59

가연 조회 수:1895

 

 

 

 

 

제목나의 첫사랑  

 

갓 솜털이 자라기 시작한 소녀의 가슴을 꽉 사로잡고 있었던

영어 가정교사가 있었고 이 소녀는 그 선생님을 무지 짝사랑했었지요.

풋풋했든 첫사랑 !  

아닙니다. 나 혼자의 짝사랑입니다

 

-가정교사 선생님은 부산 국립해양대학생 여름이면 하얀 제복에 하얀 사각모자의

교복  입은 모습은 쳐다보기 만 해도 중학 2학년 어린 내 가슴에 너무 근사했었고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하였습니다

.

그 선생님께서 공부를 가르치려 집으로 들어오면서 허밍으로

부르는 노래는 언제나 `오솔레미오~ .었지요 

키도 크고 입가에 웃음이 많았든 선생님께서 혀를 동글동글 굴리며 내 눈을 쳐다보고
입술을 움직이며 능숙한 영어발음으로, 내 가슴을 뛰게 하였든 영어 가정교사 선생님

그때 내 영어 실력은 무럭무럭 자라 반에서는 늘 일등이었습니다 

아마도 나는 그 선생님에게 칭찬을 듣고 싶어 더 많이 더 열심히 영어공부를 한 것 같습니다 

그때 그 시절 벌써 50년이 훌쩍 넘어가는 세월 전의 이야기인데 말입니다

 

,

그런 이야기의 줄거리의 기승전결이 너무나 뻔하듯 소녀의 가슴엔 추억 하나가 달랑 남아 있지만
 선생님의 추억과 기억은 가슴에 화인이 되어 지금도 이렇게 오래 남을 줄이야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내가 사랑하는 줄도 좋아하는 줄도 모르든 그분은 학교 실습으로 외국으로 가는 바람에
끝나 버린 내 소중한 `첫사랑` 나만의 일이라 몰래 가슴에 숨겨 두었고 가끔 생각나게 하는 사람

근데 기적처럼 그 선생님께서 제게 전화를 해 주셨습니다. 바로 시카고에 오셔서요

50년 전 그분 내가 첫 번째 사랑했든 그 선생님 께서요

`나야 기억하려나? 어머님을 우연히 만나졌어. 전화번호를 알게 되였고 꼭 만나보고 싶어서
아들 내외가 시카고 대학 교환 교수로 오게 되였고 임기를 마치기 전에 여행 겸 오게 되었다.”

라고

그 옛날 그때 내 나이 아마도 13살 그리고 그 선생님께서 해양대학 2학년

그때는 참으로  큰 어른 같았고
나이 차이가 많은 것 같았는데 지금 손꼽아 보니 겨우 여섯 살 아니면

일 곱살 차이이니  별 차이가 없었네요 

아이고 ~ 머니 

 

가슴이 마구 뛰고 숨도 차고 온종일 정신이 없고 선생님 만날 날만 손꼽아 기다려졌지요.

부랴부랴 집 청소하고 꾸미고 음식 준비하고 아들 내외하고 선생님을 초대하며

남편에게 내 첫사랑이라  실토하고 좋은 분이라 칭찬하고 하늘만큼 땅만큼 멋있다

근사하다 자랑했었지요.  두근두근 설렘으로 잠도 설치고요

남편이 그분들 모시려고 갔다 돌아오는 시간이 어찌 그리 길기도 하든지요

근데 내 집으로 들어오신 그분의 그모습은   
머리카락도 없어졌고 부인은 돌아가셨다고 하시며 웃지 않는 담담하든 모습에

눈도 나빠져 안경을 쓰고, 키가 크고 멋있었든 그분은 간곳없고 노인네 한 분

 

게다가 이까지 나빠져 음식도 오물오물,위암 절제 수술한 뒤라 음식은 가려서

먹어야 한다며. 바쁘게 정성 들여 만들어놓은 음식을 손도 안되시지 뭡니까

 

 갑자기 실망에다가 연민에다가 슬픈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제복을입고 모자 쓰고 거수경례하며 싱글벙글 웃는 모습 기억합니다. 선생님'

 

그래, 나 그때 참 멋있었지 지금은 지나갔지만, 그때 말이야.

 나 자네 언니를 많이 짝사랑했었지  언니 생각하면서 잠도 못 자고 공부도 못하겠

편지를 썼다가  찢었다가  학교 앞에서 기다리다가 정문에서  언니가 저만치 나오는

모습이 보이면  도망가고 내 졸업식날 언니는 오지 않고 자네가 와주었어 고마웠지만,

 

너무 서운했었다네.  나 말이야 사실은 자네 언니가 너무 보고 싶어 울기도 했었어 .. 
그런데 결국 나 혼자 짝사랑하고 자네 언니는 내 사랑을 알지도 못했다네.

맙소사 ~

남편은 내 눈치만 슬슬 살피고 나는 얼마나 웃었는지요.

내가 깔깔대고 웃는 이유를  선생님은 알지도 못하고 아마도

그 얘기가 너무 재미있어 웃는 줄을 알았겠지요

오늘 한국으로 돌아가셨고 나는 내 첫사랑을 이렇게 잃게 되였네요
 
뭐가 그리도 좋은지 저방에서 지금 남편은 콧노래까지 부르며 다시는 듣지 않겠다
작심한 나에게 음악- 오 솔레미오♪ -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

너무 쓸쓸해 아니 허무해요. 슬퍼집니다

아마도   연민의 정 때문 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 어느새 가연 2015.01.05 524
21 외 갓집 가연 2015.01.05 430
20 부산에서 부쳐온 웃기는 택배 가연 2014.12.14 1204
19 가연 2014.12.14 510
18 개성공단을 가다 가연 2014.12.14 550
17 죄인 11명이 3,500km를 가다 file 가연 2014.12.14 635
16 살아 있는 지금 가연 2014.05.24 566
15 내 이름은 허 진수 file 가연 2014.03.10 6162
14 안되지 가연 2014.03.09 918
13 내 사랑 진도 개 [18] file 가연 2014.03.03 3461
12 고백 가연 2014.03.02 607
11 가연 2014.03.01 702
10 오늘은 당신이 너무 그립습니다 file 가연 2014.03.01 80991
9 남편의 여자 친구 가연 2014.02.28 2146
8 한국 친구 file 가연 2014.02.27 992
7 유언장 가연 2014.02.27 1207
6 유서 [3] file 가연 2014.02.27 840
5 나는 못난이 file 가연 2014.02.27 812
» 나의 첫 사랑 file 가연 2014.02.27 1895
3 첫 사랑 에게서 온 마지막 편지 file 가연 2014.02.27 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