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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金地下)의 오적(五賊) 시. 장길산 장편 소설 작가 황석영의 삼국지, 7.5번 교정 지긋지긋.

이문열의 삼국지, 150군데 오류 발견. 세상에 나와 있는 번역 책의 95%에서 오류발견.

나는 20년간 글을 썼다 얼마나 많은 오류? 나는 말한다 “내 글의 반은 틀렸다”고. 글을 쓰고 쓰레기통에. 묵은 잡지 보는 재미 

 

묵은 잡지 보기. 마 성님과 잡지 사상계 이야기

10년하고도 더 전에 마씨 성을 가진 여성분에게 아쉬운 부탁을 해야만 할 일이 생겨 그에게 전화를 했다. 주위 많은 여성분들이 그를 마 형님이라 불렀다. 나도 그를 여러 사람들이 부르는 대로 “마성님” "이라 불렀다. 그는 내가 오랜 동안 복덕방을 해서였는지 나를 알고 있었던 듯 서로 초면이지만 익숙한 대화를 했다

이른 아침에 마성님을 맛났는데 그는 조간신문을 보고 있었고 한편에는 최근 판(版) "월간조선"이 놓여있었다. 이를 본 나는 깜짝 놀라서 “이런 잡지를 다 보시느냐” 며 의외로 호들갑스런 말을 했다. 그러자 왜 놀라느냐 며 자기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잡지를 정기 구독했는데 월간조선도 보고 “사상계”도 봤다며 시카고에 와서도 계속보고 있다고 했다.

 

사상계! 나는 마성님이 사상계를 봤다는데 놀랐다

박정희가 5.16혁명을 일으키자 (장면)정부는 마비되었고 박정희를 중심으로 군 장군과 영관급들이 장관 차관 심지어는 과장까지 군대들이 차지했다. 정부가 온통 군대판이 되었다. 그 때 나는 대학원 재학중이었고 국가에 대한 자부심도 예민했을 때였다. 그런데 1970년 5월 사상계에 시인 김지하의 “5적이란 담시가” 세상에 나오자 온통 나라가  들썽댔다. 이 시하나가 잘되자고 한 혁명이 거꾸로 가는 형세가 됐다.   

 

때 마친  김지하(金地下)의 오적(五賊) 시

김지하는 대한제국 말년 이완용 대신, 이근택 대신, 이지용 대신, 박제순 대신, 권중현 대신 등 다섯명의 대신들을 빗대 혁명으로 벼락 부자가 된 군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 차관 등을 풍자해 담시 5적(五賊)을 썼다(담시譚詩란 이야기식으로 빙자하는 고전적 시다).

박정희가 혁명에 성공하자 김종필은 정보부를 창설하고 스스로 정보부장을 했는데 그 판에 특히 6,25 전쟁으로 벼락 부자가 된 장군들이 부패 했으며 정부는 반독재가 됐고 이들이 모여 사는 동네를 도둑촌이라고 불렀다.  

 

부패한 5.16 혁명. 장군 5적

인기 잡지 사상계는 김지하에게 오는 5월달에 발간할 사상계에 “5.16 혁명”을 기념하는 글을 써 오라고 2개월의 충분한 시간을 주며 부탁했다. 그런데 2주만에 시를 써왔다. 내용은 바로 혁명의 주도자 군들이 부패를 빙자한 ”5적시”였다. 편집부는 5적시를 훌 터 보고 이를 싣는 것이 혁명정부에 부담이 되지나 않을까 고민고민 하다 싣기로 결정이 났고 “김지하의 5적시”는 세상에 나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사상계는 폐간 됐고 김지하는 감옥에 갔다. 박정희가 5적시를 읽고 무슨 이런 글이 다 있 느냐며 내 동 댕이 쳤다고 한다. 하지만 사상계는 1970년 5월 폐간 됐고 보기 힘든 희귀 본이 됐다. 그래서 나는 마성님에게 한국에서 보던 사상계 있으면 얻었으면 한다고 사상계를 구걸하게 됐다.

 

사상계(思想界) 잡지사는 한국 상류 지식인들이 즐겨 보았으며 서점 다방 사랑방 등에서 대화의 주동이 됐던 시대적 잡지였다. 북한에서 월남해 가난했던 장준하가 부인과 골방에서 등사(謄寫)판으로 밀어서 휴전 되던 해인 1953년에 창간한 월간지다. 삽시간에 당시 3대 일간지 반열에 올라 경쟁하며10만부를 찍는 인기 잡지였다. 하지만 김지하(金地下)의 오적(五賊) 시 필화 사건으로 정간된 후 자취를 감추었다

 

마성님이 준다는 사상계에 혹시라도 김지하의 오적시가 원본대로 있었으면 하는 기대와 호기심을 갖고 있었지만 마성님이 나에게 건 네 준 책은 사상계가 아니라 1990년대 초반의 "문학사상" 이었다. 실망은 했지만 매우 두터운 부피의 옛날 잡지라 좋았다, 그래서 나는 그가 준 문학사상을 다 읽으며 나는 생각했다. 그 때 “문학사상”에 글을 쓴 작가들은 시카고에서 나 같은 변두리 글쟁이가 당신의 글을 읽을 것이란 생각을 하며 작품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들의 글을 변변치도 않은 제가 읽었습니다. 감사 합니다.

 

글 쓰는 사람들은 밤에 글을 쓰고 새벽에 잠에 든다고 한다. 시와 수필 소설을 쓰는 사람들, 작사 작곡하는 사람들의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한낮 세상은 소란하다가 삼라만상이 고요히 잠들었을 때 혼자 깨어 세상을 바라보며 이러 쿵 저러 쿵 세상이 못마땅하다면서 이런 사람도 맘에 안 들고 저런 사람도 맘에 안 든다면서 꾸짖는 글도 쓰고 독백하는 글도 쓰고 읽고 또 읽으면서 자기도취에 빠진다. 그러다 한 숨자고 일어나 어제 밤에 써 논 글이 잘 되었나 읽어본다. 아주 잘 된 것 같았던 글이 이상하리 만큼 유치하고 중학교 애들 장문 같다. 실망하고 꾸겨 쓰레기통에 집어넣는다. 글을 쓰다 보면 그 때의 영감과 생각을 쓰게 되는데 써 놓고 얼마 시간이 지난 후 읽으면 쓸 당시는 좋았던 글도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쓸 때의 감정과 시간이 흘러 간 지금의 감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감정과 생각은 항상 변하고 영감도 변하기 때 문이다.

 

묵은 글이 좋다

오랜 시간과 세월이 흘러간 먼 후에도 글 쓸 당시의 감정과 똑같은 공감을 느끼게 되면 그 글은 아주 잘 된 글이고 여러 사람이 읽어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글이다. 명작은 몇 달 몇 년을 두고 읽고 또 읽으면서 누가 읽어도 거부감이 없고 작자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 되도록 갈고 닦아서 세상에 나온 작품들이다. 이것은 노래 가사나 그림이나 시나 수필이나 모두 같다고 보아 틀림없다. 오랜 동안 작가의 손에서 때 묻은 작품이 더 좋은 작품일 것이다. 감정이 살아 움직이는 시간에 작업을 해야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다.

 

같은 글을 써도 차원이 다른 글

시를 쓰던 노래 가사를 쓰던 노래를 하던 춤을 추던 소설을 쓰던 보통 사람 정도의 생각이나 감정이나 영감도 없이 보통 사람과 같은 차원에서 쓴 작품이라면 누가 재미있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같은 차원의 책을 누가 돈을 주면서 사겠는가. 글 자체는 보통 사람들이 잘 이해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지만 작품은 차원이 높아야 한다.  

 

글을 썼다 버리고 연애편지도 밤을 새워 써 놓고 아침에 보고 꾸겨서 쓰레기통에 던지는 것은 밤과 낮의 감정 굴곡이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작가들의 잘 된 글 읽고 작가들은 펜만 들면 일필휘지로 글을 술술 써내려 가는 줄 알았는데 그런 것 만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베스트셀러가 된 글이나 소설은 작가가 세상에 그 작품을 내 놓기까지는 고치고 또 고치는 인고의 과정을 거친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생을 그 만큼 많이 했다는 것이다. 글 잘 못 쓰는 풋내기에게 용기를 주는 대목이다.

 

장편 소설가이며 누구 하면 다 아는 작가 황석영은 10년에 걸쳐 한국일보에 장길산을 연재했다. 황석영 작가는 월북했다는 죄로 징역 5년형을 받고 감옥에 들어가 있을 때 한출판사의 권유로 삼국지를 집필 했는데 교정을 7번하고도 반을 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철자 교정은 출판사가 하지만 내 용을 고치는 것은 작가만이 할 수 있다. 그렇게 여러 번 교정을 봤다는 것은 그렇게 여러 번 내용을 고쳤다는 뜻이기도 하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8번째 교정을 보다 하도 지긋지긋 해 “틀린 것이 있어도 좋으니 그냥 출판하라”고 했다고 했다. 이렇게 산고의 고통을 겪으면서 세상에 나온 삼국지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1 백 5 십만 부). 거의 동시에 출판된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도 1 백만 부가 훨씬 넘게 팔렸다고 한다. 이문열의 삼국지가 나오자 어떤 한문학자가 356 군데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는데 작가가 직접 검토해 보니 거의 반 정도인 150 몇 군 데에 오류가 있었다고 한다. 이 작가도 책을 세상에 내 보내기 전에 여러 번 고치고 정정했을 것이다.

 

세상에 나와 있는 번역판 책 중 95%의 책에서 오류 발견

한국의 번역가 협회에서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번역한 책의 95%에서 오류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문학작품은 약간의 오류가 있어도 그런 대로 이해는 되지만 이공계 서적의 숫자나 실험 결과나 실험 실습의 방법은 자칫 잘못 하면 뜻이 반대로 번역이 된다. 의문이 있는 책은 읽어도 재미가 덜 하다. 책은 다 옳고 좋다고 믿고 읽어야 재미있다.

 

차락우 칼럼 매주 목 www.seoulvoice.com에게재. 한국민속연구원제공 제 988호. 4/2/2026.  charakwoo@hotmail.com (증보 재편 판) <한국 민속연구원 20130711 시카고 문경 제341호 charakwoo@hotmail.com> 교7/26/07 7/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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